2008 독서일지

Posted 2009/03/13 21:40 by Xypher

 (2008. 3. 1 ~ 2009. 2.28) 

 가노 료이치, 제물의 야회
 가이도 다케루, 마리아 불임 클리닉의 부활
 가이도 다케루, 제너럴 루주의 개선
 가토 미야키, 클럽 인디고: 밤을 달리는 자들
 가토 미야키, 클럽 인디고: 제1회 호스트 선수권대회
 곤도 후미에, 얼어붙은 섬

 노나미 아사, 얼어붙은 송곳니
 노나미 아사, 죽어도 잊지 않아
 노자와 히사시 외, 흑색의 수수께끼
 누쿠이 도쿠로, 통곡
 니키 에츠코, 고양이는 알고 있다
 
 다카노 가즈아키 외, 적색의 수수께끼
 다카무라 가오루, 황금을 안고 튀어라
 다카하시 가츠히코, 붉은 기억
 다카하시 가츠히코, 샤라쿠 살인사건
 도바 료 外, 백색의 수수께끼
 
 미야베 미유키, 가모우 저택 사건
 미야베 미유키, 괴이
 미야베 미유키, 낙원
 미야베 미유키, 레벨7
 미야베 미유키, 쓸쓸한 사냥꾼
 미야베 미유키, 용은 잠들다
 미야베 미유키, 외딴 집
 미야베 미유키, 흔들리는 바위
 미야베 미유키,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
 미치오 슈스케, 섀도우
 
 빌 S. 벨린저, 이와 손톱

 사사모토 료헤이, 피보다 진한
 
 슈노 마사유키, 가위남
 쓰네카와 고타로, 야시
 
 아리스가와 아리스, 외딴섬 퍼즐
 아리스가와 아리스, 월광 게임 : Y의 비극 '88
 아리스가와 아리스, 하얀 토끼가 도망친다
 아베 요이치 外, 청색의 수수께끼 ~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가 18인 특별 추리 단편선
 아비코 다케마루, 살육에 이르는 병
 아야츠지 유키토, 시계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 십각관의 살인
 아토다 다카시, 나폴레옹광
 아토다 다카시, 시소게임
 애거서 크리스티,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야나기하라 케이, 사기꾼
 야나기하라 케이, 콜링 : 어둠 속에서 부르는 목소리
 야나기하라 케이, 퍼펙트 플랜
 야마다 무네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엘러리 퀸, Y의 비극
 오가와 요코, 박사가 사랑한 수식
 오쿠다 히데오, 마돈나
 오쿠다 히데오, 방해자
 오쿠다 히데오, 스무 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울란바나의 숲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
 온다 리쿠, 불안한 동화
 와카타케 나나미,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네 탓이야
 요시다 슈이치, 악인
 요시다 슈이치 外, 비밀
 요코미조 세이시, 악마의 공놀이 노래
 요코미조 세이시, 팔묘촌
 요코야마 히데오, 그늘의 계절
 요코야마 히데오, 동기
 요코야마 히데오, 살인방관자의 심리
 요코야마 히데오, 사라진 이틀
 요코야마 히데오, 제3의 시효
 요코야마 히데오, 클라이머스 하이
 우타노 쇼고,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이사카 코타로, 명랑한 갱의 일상과 습격
 이사카 코타로,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이사카 코타로, 종말의 바보
 이사카 코타로, 중력 삐에로
 이사카 코타로, 피쉬 스토리
 이사카 코타로, 칠드런
 
 츠츠이 야스타카, 시간을 달리는 소녀
 
 타쿠미 츠카사, 금단의 팬더
 
 하타 타케히코, 추리소설
 후루카와 히데오, 벨카, 짖지 않는가
 히가시노 게이고, 도키오
 히가시노 게이고, 동급생
 히가시노 게이고, 방황하는 칼날
 히가시노 게이고, 백마산장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아름다운 흉기
 히가시노 게이고, 악의
 히가시노 게이고, 옛날에 내가 죽은 집
 히가시노 게이고, 유성의 인연
 히가시노 게이고, 탐정 갈릴레오
 히가시노 게이고, 회랑정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외, 기묘한 신혼여행
 히라야마 유메아키, 유니버설 횡메르카토르 지도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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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자, The Chaser, 2008

Posted 2008/04/08 19:47 by Xyp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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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대결구도는 스릴러의 전유물은 아니다. 양자의 역학관계에 의해 장르가 바뀔 수도 있다. 쫓기는 자가 한없이 무력한 반면 쫓는 자가 물리적으로 압도적이라면 호러로 탈바꿈할 수도 있고, 쫓기는 자가 사건의 핵심이 되는 물건 - 가령 거액의 돈이나 보석이라든가 - 을 소유하고 있다면 때아닌 웨스턴 무비를 맛볼 수도 있다. 쫓는 자가 공권력의 비호를 받고 있다면 경찰영화가 될 수 있겠지만 역으로 쫓기는 자가 권력의 암묵적인 보호를 받는 경찰영화도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구도는 장르를 막론하고 사랑받는 전형적인 플롯이지만 <추격자>는 이들과도 좀 다르다. 분명히 경찰이 개입되고, 돈은 아니지만 사람의 목숨이라는 중요한 실마리를 쫓기는 자가 쥐고 있지만 그런 것은 <추격자>가 말하려는 핵심은 아니다. '쫓는 자와 쫓기는 자'라는 말 이외에는 어떠한 정형화도 거부하는 단선적인 구성. 그것이 <추격자> 최고의 매력포인트다.

그런데 이런 기대감은 미처 싹을 틔우기도 전에 배반당한다. 중호가 추격을 개시하는 전반부 30분 이내에 영민은 중호에게 잡혀버리고 만다. 추격의 플롯은 이렇게 허망하게 막을 내리는 것일까? 아무튼 영민은 체포되고, 현직 경찰이 아닌 중호는 더 이상 영민을 건드릴 수 없게 된다. 그러면 이제 영화는 전형적인 수사물로 배턴을 넘기는 것일까? 영락없이 아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경찰을 수사의 주체로 해석하면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경찰은 결국 중호가 체계적으로 영민을 쫓을 수 없도록, 그러면서도 중호가 제멋대로 활개치고 다니지 못하도록 제어하는 방해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수사물의 틀도 틀렸다. 그러면 이것은 주인공으로서 영민을 끝까지 추격하는 중호에 대한, 엄중호의 개인적인 기록과도 같은 이야기인가? 글쎄, 그렇게는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면 중호는 일단 이 이야기에 개입되기에 매우 적절하지 못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전직 형사이지만 비리를 저질러 면직처분되었고 지금은 심지어 보도방을 운영하는 인물이라면 연쇄살인범을 기를 쓰고 쫓는 캐릭터와는 도대체가 연결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역으로 그런 인물이 '추격자'가 되기 때문에 이야기의 치열함이 살아남게 된다. 처음에는 영민이 자기 가게의 여자들을 '빼돌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추격했고, 나중에는 자기 조카의 머리를 내리칠 정도로 잔혹한 녀석임을 알기에 추격한다? 어디선가 이음새가 빠져나간 느낌이다. 언제부터 엄중호는 그렇게 정의감에 투철한 인물이었을까? 미진의 아이가 자기 딸일 수도 있어서? 그런 신파적인 감성은 맞아들지 않는다. 그러면 중호는 대체 왜, 어째서 끈질기게 영민을 추격하는 것일까? 결국에 이야기는 추격의 모티프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합리성을 잃어버린 행동. 우리는 그것을 본능에 의한 행위라고 설명한다. <추격자>는 지극히 본능에 충실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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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추격자>는 비록 그 안에 드라마도 녹아 있고 알싸한 블랙코미디까지 느낄 수 있지만 그럼에도 결코 복합적인 영화는 아니다. 영화는 장르에 집착하기보다 오히려 단 하나의 모티브를 갖고 두 시간의 러닝타임을 엉성한 부분 없이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이처럼 심플한 뼈대를 갖고도 다른 영화에 비해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을 어설프지 않게 메우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마치 미 드라마 <24>와 같이 시종일관 긴박한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데, 쫓는 자도 마땅한 동기가 없고 쫓기는 자에게도 심지어 살해 동기와 같은 근거를 부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 달이든 두 달이든 몇 년이 걸리든 이 놈을 잡겠다'가 아니라 '당장 잡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을 관객이 느낄 수 있도록 하려면 아무래도 어떤 장치가 필요할 것이다. 미진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것은 그런 점에서 기인한다. 영민은 미진이 살아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하지만 중호는 그 말을 귀담아 들었다기보다는 어떤 미지의 기대감 - 그 자신도 이미 가능성이 희박함을 알고 있지만 - 을 갖고 영민과 (미진이 있을) 영민의 근거지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또한 미진의 입장에서도 자신을 가둔 영민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알 수 없고 중호가 자신을 찾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 채 그 나름의 탈주를 시도한다. 이처럼 서로를 추격하는 상황이 동시간대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영화는 긴장의 끈을 끝까지 쥐고 가는 데 성공한다. 이것은 순수히 연출의 힘이다.

말했듯이, 영화는 충분한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영민에게 살인의 동기를 부여하지 않으며 중호에게도 역시 추격의 근거를 설명하지 않는다. <검은 집>이 사이코패스에 당하는 주인공의 입장에서 관객에게 공포를 전달하려 했다면 <추격자>는 사이코패스에 맞서는 주인공의 입장에서 관객에게 분노를 이입시키려고 한다. 그런데 영화는 영민이 성불구인지에 관해서도 막연한 암시만 주는데, 심지어 망치와 정, 십자가를 통해 어떤 살인의 테마까지 구현하는 영민이란 인물을 주연배우가 뭉툭하게 연기했다면 영화는 관객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철저하게 짓밟혔을 것이다. 취조실 장면과 미진을 무참히 살해하는 클라이막스 장면, 중호에게 처음으로 맞서 대항하는 종반부의 장면 정도를 제외하면 영민이란 인물은 크게 폭발하는 경우도 없다. 인물이 감정을 드러내지 않을수록 배우가 연기하기는 어려워진다. 그런 점에서 하정우란 배우는 영민이 가진 순수에 가까운 폭력성을 섬뜩하게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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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은 그간 자신이 맡아온 역할 중 아마 가장 비중이 컸으리라 짐작되는 중호 역을 통해 숨겨진 연기력을 마음껏 발산한다. 중호는 안티히어로에 가까운 반사회적 인물이지만 영민을 통해 분노를 폭발하는 연기를 매끄럽게 보여줬다. 영화는 하룻밤의 짧지만 지독한 추격을 그려내고 있지만 분노로 모든 것을 태워 없애고 만 중호가 미진의 딸이 누운 병실에서 찬란하지만 비정한 서울의 밤을 내려다보는 모습은 관객의 마음에 쓸쓸함을 드리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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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 김윤석, 나홍진, 서영희, 스릴러, 영화, 추격자, 하드보일드, 하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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